2006년 12월 4일 월요일

프로축구선수의 소양

배기종이 결국 임의탈퇴선수로 공시되었다. 신인왕 0순위였다가 대전 팬들의 공적이 되어 버린 배기종을 지켜 보면서 기본적으로 프로축구 선수들의 팬이나 언론을 대하는 방식,팀을 선택하는 방법 등이 너무 서툰 것이 아닐까 하는 의문을 갖게 된다. 여전히 배기종에 관해선 많은 논란이 존재하지만, 오늘은 그의 선수로서 보여준 자세에 대해 관한 얘기만 해볼까 한다.

프로축구선수들은 팬의 돈을 먹고 사는 사람들이다. 팬들의 구매력이 강하면 강할수록 이들에게 돌아가는 이득은 더 많아지고,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줄 수 없다면 그들이 인기있는 선수로 성공하기는 힘들다. 물론, 축구에는 실력이 가장 먼저라는 것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같은 서비스 업종인 연예계의 신인가수들을 보면 정말 잘 "교육받고" 인터뷰를 한다는 인상을 받게 된다. 스토커에게 시달리더라도, 안티에게 당하더라도 그들은 "더 열심히 해서 좋은 모습을 보이겠습니다." 라거나 "팬들의 사랑 덕에 시련을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팬들을 실망시키지 않겠습니다."와 같은 인터뷰를 하고 테러를 가한 안티를 과감히 용서하는 미덕을 보여주기도 한다.

연예인들의 행동이 자신들의 이미지가 반이라는 인식을 강하게 갖고 있기 때문에 절대로 한 번 형성된 이미지에 악영향을 주지 않도록 노력한다.

프로축구 시장에서 뛰는 선수들은 어떤가. 이천수는 스페인에 진출하자마자 다음 시즌에는 더 좋은 팀으로 가겠다는 식의 인터뷰를 했고, 이호는 제니트에 가자마자 러시아를 발판으로 빅리그로 가겠다는 인터뷰를 했다. 이런 인터뷰가 한국인 기자를 상대로 이루어졌다 하더라도 요즘같은 국제화시대에는 번역되어 전달된다. 심한 경우에는 오역에 확대해석되기도 한다.

이런 인터뷰의 위험성은 팬들이 선수에 대해 가질 수 있는 반감에 있다. 좋은 활약을 펼치더라도 많은 응원을 받는 선수가 되기는 어렵다.

축구선수는 경기장에서 보여주는 플레이로 말을 한다지만 "이 팀에 오게 되어 정말 기쁘다. 그라운드에서 쓰러질 때까지 열심히 뛰겠다" 라는 식의 인터뷰를 하는 것이 그 선수에게 절대 마이너스로 작용하지는 않는다. 이런 인터뷰를 통해 팬들의 지지를 확보한 선수는 팀에서 이적 추진이나 방출 등의 위기를 겪을 가능성이 있을 때 팬들의 힘을 등에 업을 수 있다. 또 고용주들에게 팀웍에 도움을 주는 선수라는 인상을 줄 수 있으므로 선수 본인에게 여러모로 도움이 되는 방법이다.

배기종을 보면서 가장 아쉬운 것은 뭐니뭐니 해도 그가 스스로에 대한 마케팅 능력이 너무 떨어지는 것이 아닌가 한다. 1년의 활약만으로 대박을 터트리기엔 국내 시장은 너무 규모나 제도가 부족하다. 팀은 쉽게 옮기기 시작하면 결국 팀의 색깔이나 분위기에 젖어들지도 못할 가능성이 높다. 축구는 팀플레이인 만큼 좋은 선수라 하더라도 2,3년은 활약한 후에 진정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여야만 높은 몸값을 받는 것이 가능하다.

1년 후에 좋은 연봉을 받았다 하더라도 스스로의 가치를 증명하지 못한다면 장기적으로는 결국 높은 연봉 상승률을 기록하기 어렵다. 주식도 장기투자를 하라고 하지만 자신의 몸을 둘 곳을 찾을 때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치의 척도가 돈이라는 것을 부정하기는 쉽지 않다. 개인적으로는 아니라고 부정하고 싶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강요하기는 힘들다. 문제는 그 돈을 추구하는 방법의 문제다. 돈을 따라 움직이는 선수라는 오명을 받거나 축구보다는 돈에 관심이 있다는 인상을 받기 시작하면 그 이미지는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개개인의 인터뷰는 결국 그 팀의 팬들에게 자신의 팀에 대한 자부심으로 이어질 수 있고, 나아가 프로시장에서도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지역연고"라는 개념은 결국 지역주의나 물리적 위치보다는 인간의 감정적 애착에 기인하기 때문이다. 프로축구연맹에서도 늘 머리가 복잡하고 할 일이 쌓여 있다지만, 프로시장에 데뷔하는 모든 선수들을 대상으로 프로축구의 생리, K리그의 제도적 장치, 성공하는 프로축구 선수가 되기 위한 방법, 언론을 대하는 방법 등에 대한 소양교육을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팀에서도 이런 류의 교육을 강화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다.

프로축구연맹에서 K리그 발전 방안에 대해 연구를 추진한다고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프로축구연맹의 역할 규정에 관한 부분이 아닐까 한다. 마케팅을 강화하기 위한 방법은 단순히 방법론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이면에 무엇이 뒷받침되어야 하는지를 명확히 규정하고 공론화할 필요가 있다.

앞으로는 대전에 오는 선수들이 정말 대전시티즌에서 뛰고 싶은 선수들로 채워졌으면 한다.

3 개의 댓글:

익명 :

배기종선수 전반기때만해도 최신기종, 배즈만이라 불리며 인기가 많았었는데, 지금은 배신기종이라 불리고 있다죠.

그리고, 멀리 볼 거없이 우리나라에서 활약중인 용병선수들만해도 인터뷰보면 뭔가 다르더군요. 우리나라 선수들은 모두 국가대표되서 외국진출이 꿈이라고 대놓고 말하니...^^;

Joongsoo :

JK님. 들러 주셔서 감사합니다.

배기종이란 선수가 이렇게까지 악평을 받고 있는 현실에 내심 동조하고 있으면서도 안타깝습니다. 누군가 잘 이끌어줄 수 있었다면 운동만 열심히 하면 된다고 생각하고 뛰어 왔던 많은 선수들이 이런 일로 사장되는 일은 없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익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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