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0월 11일 목요일

올시즌 K리그 최고의 한판, 26라운드에 모든 걸 걸어야 하는 9팀.

어제 밤에 이미 예상했지만, 스포츠 언론에서는 6강 진출을 하기 위한 5팀의 경쟁 구도와 그 경우에 대한 기사를 경쟁적으로 작성하고 있다. 물론, 이 글도 6강 경우의 수에 관한 글이다. 내용도 크게 다르지 않지만, 일부 언론에서 순위를 가리는 원칙을 잘못 기재한 오류가 있는 것을 발견하고 정확한 정보 전달을 위해 이 글을 작성하게 되었다.

K리그에서 순위를 정하는 원칙은 승점-득실차-다득점-다승-승자승-추첨 순이다. 일단 10월 10일까지의 경기(25라운드)를 마친 상태에서의 순위를 보면 다음과 같다.

10.10 구단 승점
1 성남 52 15 7 3 41 18 23
2 수원 51 15 6 4 36 23 13
3 경남 44 13 5 7 41 27 14
4 울산 42 11 9 5 30 22 8
5 서울 37 8 13 4 23 15 8
6 포항 36 10 6 9 24 29 -5
7 대전 34 9 7 9 33 27 6
8 전북 33 8 9 8 34 31 3
9 인천 33 8 9 8 28 29 -1
10 전남 30 7 9 9 24 25 -1
11 제주 27 7 6 12 26 35 -9
12 대구 21 5 6 14 34 46 -12
13 부산 20 4 8 13 20 38 -18
14 광주 12 2 6 17 13 42 -29
출처: 사커월드운영자 게시물

현재 6강 진출의 가능성이 있는 팀은 서울, 포항, 대전, 전북, 인천이고 10월 14일의 26라운드 경기 결과에 따라 이 다섯 팀은 6강 플레이오프에 나갈 수 있을지의 여부가 결정된다. 각 팀별로 가능성과 경우의 수를 따져보자.

26라운드의 각 팀별 대진과 경기별 이슈는 다음과 같다. (좌측이 홈팀)


경기장
이슈 및 예상
대전-수원 대전 월드컵 경기장
- 대전은 승리 시 6강 가능성
- 수원은 승리시 리그 우승으로 챔피언 결정전 직행 가능성
- 이관우와 고종수의 맞대결
- 김호 감독이 대전 감독으로 온 후 양팀간 첫 맞대결
전북-광주 전주 월드컵 경기장
- 전북은 불씨가 남아 있으나 희박함, 최근의 하락세가 걱정이다.
- 광주는 꼴찌 확정이므로 득실이 없음.
포항-인천 포항 스틸야드
- 6강 가능성이 있는 두 팀이 맞붙는다.
- 포항은 이길 경우 무조건 올라가고, 인천은 승리한 뒤 다른 구장의 소식을 기다려야 함
- 가장 치열한 경기가 예상됨
대구-서울 대구 월드컵 경기장
- 대구는 잃을 것도 얻을 것도 없고, 서울은 최소한 비기만 하면 되는 경기
- 대구의 최근 침체된 분위기는 맥빠진 경기를 예상케 한다.
경남-울산 창원 종합 운동장
- 경남과 울산은 3위를 확보할 경우 플레이오프에서 홈경기를 치를 수 있으므로 두 팀 모두 승리가 중요하다.
전남-성남 광양 전용 경기장
- 성남은 승점 1점차로 수원에 앞서고 있으며 이길 경우 챔피언 결정전 직행
- 전남의 홈이긴 하나 성남의 집중력이 만만찮으므로 조심스레 성남의 승리가 점쳐진다.
제주-부산 제주 월드컵 경기장
- 아무런 이야깃거리가 없는 경기, 부산은 12위 도약 가능성 정도?

26라운드는 1,2위 다툼, 3,4위 다툼, 5,6위 자리를 노리는 5팀의 대결이 한 번에 벌어지는 경기다. 올해 들어 가장 이야깃거리가 많은 하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번 7경기의 백미는 각 팀마다 경우의 수를 따지며 경기가 끝나고 난 후에도 다른 구장의 소식을 신속하게 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른 팀의 경기 결과에 따라 극적으로 6강에 진출하는 팀들이 발생할지 기대된다.

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26라운드의 백미는 대전과 수원의 대결이다. 6강행 티켓과 리그 1위를 향한 양팀의 욕망은 강할 수밖에 없는데다 이야깃거리도 풍부하다. 올해 초만 해도 수원의 대전에 대한 징크스를 제외하곤 수원은 대전에 대한 별 감정이 없었을테지만, 이제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수원 팬들이 가장 사랑하는 고종수가 대전에서 부활의 날개를 펴고 있으며, 수원의 창단감독으로 95년부터 2003년까지 수원 서포터들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던 '수원 서포터들의 아버지' 김호 감독이 대전의 사령탑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이관우 이적 파동, 2002년 서정원의 오프사이드 골 오심 사건, 수원에게 굴욕적인 성적을 거뒀던 과거를 기억하는 대전 팬들에게 수원은 원수아닌 원수일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양팀의 간판이었던 이관우와 고종수 가 유니폼을 바꿔 입고 맞대결을 펼치는 것도 관심거리다. 이런 이슈는 중계도 외면하지 않았다. 10월 14일에는 케이블 스포츠 채널 3사와 대전방송(TJB)까지 모두 4가지 다른 이름을 단 카메라들을 대전 월드컵 경기장에서 볼 수 있을 예정이다.


각 팀별로 경우의 수와 6강 진출하는 방법을 알아보자. 앞에서 말했다시피 승점-득실차-다득점-다승-승자승-추첨의 순으로 정해진다. 6강에 자력으로 진출할 수 있는 서울과 포항은 매우 간단하다. 서울은 비기기만 하면 6강 진출이고, 포항은 이기면 올라간다. 그러나 그 외의 팀들은 모두 경기에 승리한 후 다른 팀의 경기를 지켜봐야 한다.

- 서울의 경우
대구:서울(37)
서울의 경우 이기거나 비기면 무조건 올라감
서울의 경우 지더라도 대전이 지면, 대전이 이기고 포항이 비기거나 지면 올라감

- 대전의 경우
대전(34):수원
수원을 이기고, 포항이 비기거나 지면 올라감
수원을 이기고, 서울이 지면 (득실이 같아지더라도 다득점에 의해 올라감)

- 전북의 경우
전북(33):광주
전북의 경우, 광주를 이기고, 대전이 비기거나 지고, 포항이 인천에게 지면 6강 진출

- 인천과 포항의 경우
인천(33):포항(36)
인천의 경우, 포항을 이기고, 대전이 비기거나 지고, 전북이 비기거나 지면 6강 진출
포항의 경우, 인천을 이기면 무조건 올라감
포항은 인천에게 비기더라도 대전이 비기거나 지면 올라감


오랜만에 풍성한 이야깃거리가 있는 K리그가 되었다. 리그 마지막 경기까지 순위가 확정되지 않은 채 서로 경쟁하는 구도는 플레이오프가 주는 또 다른 즐거움이라 하겠다. 물론, AFC 챔피언스리그 티켓이 K리그에 더 많이 배정되고, 승강제까지 있다면 하위팀들까지 경쟁구도에 포함될 수 있겠지만 현재로선 이런 방법이 불가피한 것 같다. 모처럼 언론의 이목이 집중된 경기에서 대역전극이 나오거나 어려운 확률을 뚫고 6강에 진출하는 팀들이 발생해서 많은 즐거움을 줄 수 있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