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11월 16일 목요일

K리그 우승 비책

제목을 보고 만약 이 글이 K리그를 우승하기 위한 전술이나 전략을 논하고 있을 거라는 상상을 하고 오신 분이 있다면 낚시를 당하셨다. 정중히 사과드린다. 이 글은 K리그 우승팀들에 관한 징크스를 이야기하는 글이다.

플라마에서 어느 분이 2004년과 2006년에 대전과 개막전에 이겼던 포항과 성남이 우승했다는 글을 쓴 걸 본 적이 있다. 기억해 보니 2003년 성남 원정에서 성남에게 졌었고 그 리그를 성남이 우승했으니 의외로 이 징크스(?)가 오랫동안 맞고 있는 게 아닌가 싶어 경기 기록을 찾아보게 되었다. 아래에 2003년부터 대전의 각 연도별 리그 개막전 상대와 리그 우승팀을 정리해 보았다.

2003년
리그 개막전 - 대 성남 0:1 패 (리그 우승: 성남)
2004년
전기리그 개막전 - 대 포항 0:1 패 (전기리그 우승: 포항)
후기리그 개막전 - 대 수원 2:1 승 (후기리그 우승: 수원)
2005년
전기리그 개막전 - 대 수원 1:1 무 (전기리그 우승: 부산)
후기리그 개막전 - 대 대구 2:1 승 (후기리그 우승: 성남)
2006년
전기리그 개막전 - 대 성남 0:1 패 (전기리그 우승: 성남)
후기리그 개막전 - 대 성남 0:4 패 (후기리그 우승: 수원)

우연이겠지만, 2003년부터 2006년까지의 기록으로부터 정리할 수 있는 명제는 "대전과의 개막전에서 승리한 팀은 그 시즌을 우승한다."라는 것. 물론, "대전에게 개막전에서 지면 그 시즌을 우승하지 못한다."는 명제는 (수학시간에 배우는 명제에 관련된 용어로 역, 이, 대우 중) "이"에 해당하므로, 참과 거짓을 증명할 수는 없다. (2004년 수원의 경우가 그런 경우.) 어쨌거나 2003년부터 2006년 전기리그까지의 기록으로는 위 명제는 참이었다.

이 기록은 2006년 후기리그가 되어서 깨졌는데, 성남은 후기리그 개막전에서 대전을 홈으로 불러들여 경기를 가졌는데, 그 결과는 4:0으로 성남의 승리였지만 성남은 후기리그에서 우승하지 못했다.

2006년 후기리그의 결과로 새로운 명제가 만들어 졌는데, 그것은 "대전과의 개막전에서 1:0으로 승리하는 팀은 그 시즌을 우승한다."는 것. 좀 억지스럽게 만들어 내는 규칙 같지만 사실 참인 것을 어쩌겠는가. ^^;; K 리그의 모든 팀들은 대전과 개막전을 한다면 1:0으로 이기도록 노력해야 하겠다. 대전과 리그 개막전을 치르는 팀들은 기뻐하시라. 1:0으로 승리한다면 시즌을 우승할지도 모른다!!

더 많은 결과가 궁금한 분들을 위해 대전 시티즌이 K리그에 처음 들어왔던 1997년부터 2006년까지의 데이터를 정리하였다.

1997년
리그 개막전 - 대 안양 0:0 무 (리그 우승: 부산)
1998년
리그 개막전 - 대 안양 2:1 승 (리그 우승: 수원)
1999년
리그 개막전 - 대 천안(일화) 1:2 패 (리그 우승: 수원) - Buy Korea 컵
2000년
리그 개막전 - 대 전북 2:1 승 (리그 우승: 안양)
2001년
리그 개막전 - 대 전북 4:1 승 (리그 우승: 성남)
2002년
리그 개막전 - 대 전남 0:1 패 (리그 우승: 성남)
2003년
리그 개막전 - 대 성남 0:1 패 (리그 우승: 성남)
2004년
전기리그 개막전 - 대 포항 0:1 패 (전기리그 우승: 포항)
후기리그 개막전 - 대 수원 2:1 승 (후기리그 우승: 수원)
2005년
전기리그 개막전 - 대 수원 1:1 무 (전기리그 우승: 부산)
후기리그 개막전 - 대 대구 2:1 승 (후기리그 우승: 성남)
2006년
전기리그 개막전 - 대 성남 0:1 패 (전기리그 우승: 성남)
후기리그 개막전 - 대 성남 0:4 패 (후기리그 우승: 수원)


97년부터 2002년까지는 대전과의 개막전과 리그 우승팀과의 관계는 거의 없어 보이지만, 위의 명제가 맞지 않는 해는 2002년 단 한 번 뿐이었다. 2002년의 전남은 우승을 하지 못했고, 다른 해는 대전이 개막전에서 패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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