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11월 22일 수요일

배기종, 천당과 지옥을 오간 1년

대전 시티즌 소속의 공격형 미드필더 배기종은 올해 대전 시티즌에서 가장 언론에 많이 노출된 선수였다. 좋은 쪽으로 혹은 나쁜 쪽으로. 시즌 전반기에 그는 대전의 팬들에게서 가장 기대받는 선수였고, 그가 대전의 프랜차이즈 스타가 될 것이라는 것은 자명해 보였다. 최근에는 사전접촉 의혹을 받더니 트레이드되었고, 이를 거부할 의사를 보임으로써 다시 한 번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배기종 선수의 프로데뷔 1년을 정리해 본다.


대학 득점왕 출신의 배기종 번외지명으로 프로 입단
이미 언론에서 몇 번이나 기사로 나왔었지만, 배기종은 대학시절 꽤 잘 나가던 공격수였다. 그러나 막상 드래프트가 있던 해(2005년)에는 부상으로 인해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없었고 실적이 없는 상태에서 드래프트에 참가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드래프트에서 지명받지 못할 상황에 처했다가 그나마 "번외지명"으로 프로선수로 데뷔하게 된 복잡한 사연은 마치 그의 순탄치 않은 데뷔 첫 해를 미리 예견했던 것은 아닐까.
배기종 프로필: http://soccer1.ktdom.com/bbs/zboard.php?id=soccer4u1&no=82911
배기종에 관한 관련 글 정리: 나라목수님 블로그


신인왕 0순위로 불리던..
배기종은 2006년 전기리그에서 11경기 출장, 6골 1어시스트라는 신인이라고 볼 수 없는 활약을 보이며 미디어와 팬들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았다. 리그 득점왕 순위에서도 4위에 랭크됐고, 신인왕은 이미 따 논 당상인 듯 했다. 특히 대전이 득점한 13골 중 절반 가까운 골을 해결해 줬으니 대전으로선 로또맞은 기분일 것이었다.

팬들은 배기종의 투입에 열광했고, 신인답지 않은 침착함과 신인다운 패기는 그를 더욱 돋보이는 요소로 만들었다. 대전 시티즌의 용병 영입이 실패였다는 언론의 질책과 팬들의 구단에 대한 비난 속에서도 그는 자신의 미니 홈피에 지금까지 용병 없이도 잘해 왔다는 말로 후기리그에 대한 자신감을 표하기도 했다. 이대로 나간다면 2006년은 배기종의 해가 될 것이었다.
2006년 전기리그 순위


사전접촉 의혹과 부진
후기리그가 시작했는데도 배기종이 보이지 않았다. 한두 경기를 결장할 때에는 그저 컨디션이 좋지 않은 게 아닌가 하는 정도로 넘겨 왔었으나 어느새 그가 다른 팀과 사전접촉을 했고 그것이 출장 중지로 이어지고 있다는 루머가 돌기 시작했다. 축구팬들에게 돌아 다니는 루머라는 것이 가끔은 매우 근거없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지만 구단 관계자들로부터 나오는 경우도 꽤 있기 때문에 사실로 확인되는 경우도 왕왕 있었다.

물론, 아직 배기종이 진짜 "사전접촉"에 해당하는 규정을 위반했는지의 여부는 불분명하다. 언론을 통해 나오는 뉴스에서의 정황 상 그의 에이전트가 물밑 접촉을 시도했거나 가계약을 맺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느낌이 들기는 한다. 그렇다 하더라도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에서 인정하는 "사실"은 의혹이나 정황보다는 증거에 의존해야 하고 그 판단은 일개 구단이나 프로연맹의 차원을 벗어나는 일이다. 그러므로, 사실을 알고 싶다면 혹은 사실에 근거한 판단을 하고 싶은 분들은 이 사건이 법정으로 가기를 기다리셔야 하지 않을까 한다.

어쨋거나 루머가 나온지 몇 달 뒤 배기종은 이번 시즌을 끝으로 대전을 떠난다는 뉴스를 접할 수 있었다.


트레이드와 이적거부 파문
배기종과 조재민, 황성환의 2:1 트레이드는 대전 시티즌 팬들에게는 매우 반길 만한 사건이었다. (왜 반길 만한 일인지 궁금하시다면 이전 글을 보시라.) 대전 시티즌에게 배기종은 이제 계륵에 불과했다. 그냥 팀에 두고 쓰기는 어려워졌고, 다른 팀으로 이적을 시키자니 이적료 수입은 많아도 1억이 되지 못할 것이었다.

배기종의 2:1 트레이드 뉴스: 배기종 수원삼성行

그러나 며칠 뒤 다시 놀라운 뉴스가 스포츠면을 장식하게 되었다. 그것은 배기종과 그의 에이전트가 수원으로의 이적을 거부한다는 것이었다. 지난 이관우의 이적과 백지훈의 이적에서도 한 동안 논란이 되었던 것이 바로 선수의 이적 거부에 관한 이야기였다. 이적 거부는 사실 한 선수로서는 보장받아야 할 권리라고 볼 수도 있다. 배기종이 대전 시티즌과 계약을 맺던 당시에 어떤 계약을 맺었는지가 더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수도 있다. 일단 한국시장에서 선수의 권리가 억압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지만 이는 다른 글에서 다루기로 하겠다.


배기종은 올 한해동안 최고의 주가를 올리던 전기리그와 팬들의 모든 비난을 한 몸에 받고 있는 현 상황에 이르렀다. 이런 상황이 선수에게는 좋지 않은 상황임은 분명하다. 그리고 그를 바라보는 혹은 그를 성원해 왔던 팬들로서도 편한 상황이 아니다. 배기종은 현실적인 선택을 할 수도 있고 스스로 주장하는 바를 관철하기 위해 한국 축구에서 보스만의 역할을 할 수도 있다.

현 상황을 다음과 같이 정리하고 싶다.

배기종은 1) 인간적으로 팬들에게 배신감을 안겼지만, 2)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는 정당한 주장을 하고 있으며,
대전 시티즌은 1) 국내 환경에서 가장 적당해 보이는 선택을 했으나 2) 절차적으로 한 인간의 직업 선택의 권리를 무시하고 있고,
국내의 프로축구 환경은 선수들의 인간으로서의 당연한 권리를 뺏고 있다.

프로축구 연맹에서 드래프트를 실시하는 것은 구단들에게 싼 값에 선수들을 공평(?)하게 배분하려는 목적이 있다. 그러나 선수들에게 프로축구 선수로서의 소양과 주의사항 등을 충분히 교육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특히 이번 사건처럼 "사전 접촉"이 중요한 사안이라면 미리 선수들에게 이런 일이 발생되지 않도록 데뷔 시점에 교육을 시켰어야 할 것이다.

이번 사건은 모두에게 유감스러운 일이지만, 여전히 배기종 선수가 팀에서 더 열심히 뛰면서 끝까지 책임을 다했다면 하는 아쉬움이 진하게 남는다. 일단 프로 선수로서의 자세를 잃어버린 대목임에는 틀림없다. 그에게 팬들이 느끼는 배신감은 그가 선수로 활동하는 동안은 계속 따라다닐 것이다.

그리고, 최근 경쟁적으로 선수들에게 입김을 불어넣는 에이전트들이 계약만 잘 가져다 주는 사람들이 아니라 선수들이 더 성공적으로 선수생활을 잘 유지할 수 있게끔 도와줄 수 있는 사람들이 되어야 할 것이다.

6 개의 댓글:

익명 :

새벽에 술에 쩔어서 회사메일을 확인할라고 인터넷에 접속했다가 "배기종 이적 거부"라는 말에 술이 확 깨네요. 헐~~~

전에 백지훈의 이적 거부와 관련해서는 저도 선수의 선택권이 어디까지인지 하는 부분에 대하여 의문을 가졌습니다만,

종수님이 전하시는 배기종의 이적 거부라는 것에 대하여는 참.... 개인적으로는 그나마 남겨두었던 좋은 기억마져 깨지는 느낌이 드네요.

백지훈은 팀이 선수가 동의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적을 결정해서 문제가 되었다지만, 배기종은 사전 접촉이 문제로 대두된 상황에서 그나마 징계까지 가지 않고 정리하자고 만든 상황이라고 보이는데 거기에 대고 이적거부 카드까지.....

이 친구가 국내에서 보스만 같은 판례를 만들 수는 있을지도 모르지만, 이 친구의 에이젼트는 어떤 분인지 정말로 궁금해 지네요.

이거야 원....

Joongsoo :

나라목수님, 제 이름은 중수라고 읽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

한 명의 축구팬으로서 배기종의 이적거부 사건은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인정하기 싫지만 그도 자신이 이적을 거부할 권리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드는데 이를 말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한참 고민했습니다.

현 시점에선 누구도 피해가 가지 않는 제도권 내에서의 해결책은 배기종이 수원으로 이적하는 것일 것 같습니다. 일단 지금까지 받았던 것보다 더 충격을 받지는 않겠지요. ㅎ

익명 :

제 이름에도 jong가 들어있다보니 oo를 제대로 못봤네요. 죄송^^

배기종 선수, 괘씸,배신에서 시작하더니 선수인권까지 여러 생각을 하게 만드네요.

익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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