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4월 8일 일요일

Seoul United. 진짜 서울, 진짜 유나이티드가 온다.

최근 FC서울이 여러 매체에서 많은 관심을 받으며, 연고 이전의 이미지를 희석하고 있는 듯 하다. 어떤 뉴스에서는 벌써부터 FC 서울을 명문팀이라 부르자며 설레발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파퓰리즘으로만 세상을 바라보는 듯한 우리나라 언론의 전형적인 모습이겠지만, 아직 FC 서울은 연고 이전을 용서 받기에는 한국 축구에 끼친 부정적인 영향이 너무 크다. 결과론의 관점에서, 단 한 시즌의 결과만으로 명문구단이 된다면, 그리고 많은 팬들이 연고 이전을 정당한 행위로 인식하게 된다면 우리 나라 축구문화의 성숙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

명문팀이 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요건은 팀의 정신이 오랜 시간동안 팬들에게 인정받고 좋은 성적과 함께 어떤 이미지로 형성되는 것이 아닐까 한다. 이런 관점에서 장차 명문팀이 될 가능성이 있는 새로운 팀, 서울 유나이티드가 창단된다는 소식은 이미 작년 말경에 뉴스를 통해 알려진 바 있다.

유나이티드라는 이름을 달고 있는 제주 유나이티드나 인천 유나이티드의 설득력 부족한 작명에 비해 서울 유나이티드는 "진짜 유나이티드"라 말할 만 하다. 보통 유나이티드라는 이름을 갖고 있는 영국의 축구팀들은 많은 경우 그들의 팀의 역사에서 팀과 팀의 합병 이후에 United라는 이름을 붙인 경우가 많다. 서울 유나이티드는 알려진 바와 같이 진서울 FC와 굿피플 FC를 중심으로 새로운 팀을 꾸린 경우라 할 수 있어 유나이티드라는 이름이 잘 어울리는 사례라 하겠다. (진서울 FC와 굿피플 FC는 오랜 기간 동안 아마추어 리그에서 뛰어 왔다.)

긴 창단 과정

서울 유나이티드가 명문팀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은 무엇보다 서울 유나이티드가 많은 축구팬들에게 오랜 기간 창단에 대한 기대를 받아 왔던 팀이기 때문이다. 사실 우리나라의 많은 시민구단들이 지자체에게 너무 의지하고 있거나, 정치적으로 영향을 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렇게 오랜 기간이 걸린 시민구단 창단 과정은 매우 드물다. 물론, 그 과정에서 대표이사가 교체되는 경우도 있었고(김우일 전대표에 관한 기사) 창단 멤버들 간의 창단 방법에 대한 의견 충돌이 문제가 되기도 하였다.

오랜 기간을 기다려 온 팬들에게는 안타까운 시간이었겠지만, 이런 오랜 준비과정은 팀의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기간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다. 50년쯤 후에는, 창단 멤버들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시간이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장차 경성 축구단의 맥을 잇는 팀을 만들겠다는 서울 유나이티드의 비젼이 이뤄질 지는 많은 기대와 함께 두고 볼 만한 대목이다.

긴 기간동안 팀을 창단하기 위해 시간을 바쳐 온 장부다 사무국장과 창단 멤버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서울 유나이티드의 엠블럼은 대전 시티즌의 엠블럼에 버금가는 역작이라 하겠다.)

창단 멤버들

서울 유나이티드에는 대전 시티즌과 관련이 있는 선수들이 몇 명 보인다. 신진원은 대전의 창단멤버로 97년 데뷔하여 신인왕을 차지한 바 있고, 2004년까지 18골 12어시스트를 기록하였다. 박철은 2003년 대전에 합류하여 2005년까지 주전 수비수로 활약하였다. 그 외에 안양LG의 제용삼과 우제원 등이 프로 선수 출신으로서 전력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선수들을 잘 모른다 하더라도 알 만한 사람들이 서울 유나이티드와 함께 하고 있다. 서기원 캐스터, 김대길, 한준희 해설위원, 노홍철씨 등이 서유방송(SUTV)에 무보수로 참여하겠다는 것을 밝힌 바 있다. 특히 한준희 위원과 서기원 캐스터는 서유의 창단 과정에 관계를 맺어 왔다고 알려져 있다. 또, 최근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 칼럼니스트 겸 기자인 존 듀어든씨가 서울 유나이티드의 회원으로 가입하여 활동하고 있다.

서유, 성공할까?

서울 유나이티드는 무엇보다 그 독특한 운영 방식이 돋보인다. SUTV라는 자체 방송 제작, 경기당 만원이라는 K3리그 팀으로선 매우 비싼 입장료, 자원 봉사 모집을 통한 팀 운영비 절감 등. 매우 많은 고민이 있었음을 주목할 만 하다. 입장료에 있어선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 서울이라는 프리미엄이 있다 하더라도, 내셔널 리그에선 아직 입장료를 받지 못하는 팀이 대부분이며 K리그 팀과 비교하더라도 뒤지지 않는 수준의 입장료가 경쟁력에 마이너스 요인이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이미 서포터 모임이 활성화되어 있다는 것은 매우 큰 자산이다. 그리고, 붉은 악마 서울지부가 서울 유나이티드의 공식 서포터가 되겠음을 자원했다. 이 서포터 모임의 열정이 어느 정도일지는 모르겠으나, 7년간의 기다림을 생각해 본다면 괜찮은 관중 수익을 올릴지도 모른다는 기대도 가능하다.

맺음말

서울 유나이티드의 창단은 서울에 진정한 시민구단이 생겼음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수도 서울을 대표하는 구단으로서 부끄럼 없는 역사와 배경을 가진 팀이 생겼다는 사실에서 매우 반가운 소식이다. 아직 K3리그에 참여하고 있지만, 장차 내셔널 리그로의 진입, K리그까지 승격이 이어진다면 우리 나라 축구 역사에 남을 만한 의미있는 사건이 아닐까 한다. 개막전은 4월 21일, 잠실 주경기장이다. (일정표)

서울 유나이티드는 2007 시즌 개막을 앞두고, 자원봉사를 모집하고 있다. 서울에 사는 분들께 함께 해 보기를 권해 본다. 여러분의 팀을 만드는 과정에 동참하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지 않을까. 대전 시티즌의 팬으로서 팀의 행정이 너무 팬들에게 닫혀 있다는 점에 많은 아쉬움을 느껴 왔다. 이런 활동은 팬들에게 환상적인 경험이 될 것이다.

5 개의 댓글:

익명 :

관중이 많을지 걱정이되요, 물론 우리가 서유의 경기에 열일을 제치고 쳐들어간다고 해도 우리는 언제나 써포터일뿐이죠, 많은 일반관중이 몰려와주어야하는데 오늘 상암구장에 5만관중이 몰려왔다고 하는데 역시나 우리나라사람들은 축구를 자기 연고지에 대한 애착심보다는 단순히 선수를 보기위해 가는 경향이 더 크니까말이죠.. 우리를 싹 제외한 관중수가 많았으면 좋겠어요... 정말로...

Joongso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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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ongsoo :

마니님, 최근 상암에 연고를 둔 팀에 대한 관심은 상당히 언론에 의해 영향을 많이 받는 게 아닐까 싶은데요. 아직 성공여부를 판단하기엔 한참 더 두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런 상황이 답답하시겠지만, 차근차근 한 발씩 나아가다 보면 좋은 일이 있지 않을까요? 좀 더 지켜보자구요. ^^;;

아참, 그리고 저는 서포터라기 보다는 일반 관중에 가까운 사람입니다. ^^

익명 :

아예. 그러니까 저기에서 제가 말하는 우리는 붉은악마들이요... 서유의 출범을 이제나 저제나 숨죽이며 열심히 기다려온...^^

Joongsoo :

마니님// 아. 그런 말씀이셨군요. 전 첨에는 서유 서포터이신 줄 알았네요. 블로그에 가 보니 부산 서포터이시더군요. ^^

축구 좋아하는 사람들의 블로그를 수집하는 중이었는데, 답글을 남겨 주셔서 감사합니다. 블로그에 종종 들르겠습니다.